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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씀의 이삭 - 김태희 04
말씀의 이삭 - 김태희 04
[말씀의 이삭]
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나는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 스럽고, 때로는 남들보다 특별한 혜택을 받 았다는 우월감까지 들기도 합니다. 그래서 내가 그것을 과시하고 자랑하게 될까봐 두 렵기도 하고, 나의 부족한 모습 때문에 하 느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봐 조심스럽습 니다. 그런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하느님 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나는 혼자서만 조 용히 하느님 사랑을 맛보고 즐거워했습니 다.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, 복음을 전해야 하는 당연한 의무를 잊고 살았다는 것과 내 가 그 동안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죄책감입 니다. 변명을 굳이 하자면, 내 성격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마음이 내키는 쪽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편입니다. 그래서 남에 게도 쉽사리 무엇인가를 권유하는 일이 별 로 없습니다. 특히, 종교나 믿음같은 문제 는 누가 말로써 설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 라고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프랑수아 바리 용 신부님이 쓰신 「흔들리지 않는 신앙」 을 읽으면서 선교 활동에 대해 내가 가졌던 회의적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 습니다. 어느 교회든지 선교 활동을 할 때, ‘구 원’이라는 단어를 꼭 씁니다. 우리 인간이 구원받아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 느님을 믿어야 한다는 말입니다. 그러면 여 기서 간단한 질문 몇 가지에 대한 그리스도 교적 답변을 알아봅니다. 1. 누가 구원되는가? - 인간이 / 2. 누가 구원하는가? - 예수 그리스도께서 / 3. 무 엇으로부터 구원되는가? - 죄에의해 배 가(倍加)된 인간의 유한함으로부터 / 4. 무 엇에 도달하기 위해 구원되는가? - 더욱 정 의롭고 보다 형제애적이며 인간적인 사회 속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그렇다면 과연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를 아 느냐, 알지못하느냐와 교회에 매주 다니느 냐, 다니지 않느냐로 우리의 구원이 결정되 는 것일까요? 솔직히 나는 자신이 태어난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리스도교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하고 죽는 이들도 수없이 많은 데, 그건 너무 억울하고 불공평한 것이 아 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런데 이 책 에 의하면 교회에 다니면서도 교회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고, 교회에 대 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교회에 속해 있 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. 그리스도교를 모 르는 사람들이지만, 하느님의 목소리인 ‘양심’에 따라 도덕적, 인격적으로 사는 그 들의 행위 안에는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현 존하고 계신다는 얘기입니다.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우리가 그 리스도를 알리러 가는 길이 의미 없는 일이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. 왜냐하면 우리가 정 말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그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분을 알게 해주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. 마치, 정말 사랑 한다면 좋은 것을 서로 나누고 싶어지는 것 처럼 말입니다. 그뿐만 아니라, 하느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인류 전체를 구원하려 하 시며, 그때 취하시는 길이 바로 ‘교회’입니 다. 최후만찬 후, 예수님께서는 결코 “하느 님에게 올라가자”고 말씀하시지 않고, “우 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 다.”(요한 14,23)라고 말씀하십니다. 따라서 교회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활동입니다. 주님이 우리를 끌어안아, 우리로 하여금 당 신의 삶을 살게 하시려고, 우리에게 달려오 시는 그 서두름인 것입니다. 예전부터 나는 인생의 좌우명이 무엇이냐 는 인터뷰 질문에 “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말자!” 라고 답해왔고, 그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아왔습니다. 이에 나는 진정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 내는 일에 도구로 쓰여, 감히 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 니다. 그것이 바로, 내가 받은 사랑을 되돌 려줄 수 있고, 하느님의 사랑 덕분에 내가 느끼는 이 기쁨을 모두가 느낄 수 있게 되 는, 나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아닐까 싶 습니다. 김태희 베르다┃배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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